고객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축산농협안산연합사료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앞서 삭발시위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 철회 촉구
모돈이력제 연내 도입에도 반발
“방역 책임을 농가에 전가하는 정부의 축산 말살정책을 좌시할 수 없어 거리로 나왔습니다. 저희 농가들은 그저 돼지만 마음 놓고 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월27일 오후 1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 정부의 가축방역정책에 뿔난 양돈농가 300여명이 거리로 나와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 농가는 ‘축산업 생존권 사수!’ ‘가축전염병 예방법 철회’ 등 문구가 적힌 빨간 머리띠와 어깨띠를 두르고 “사육제한 폐쇄명령 축산농가 다 죽는다! 규제만 강화하는 농식품부 필요없다!”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엔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 김만섭 한국오리협회장, 김상근 한국육계협회장,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이은만 한국농축산연합회장도 참석해 양돈농가들과 한목소리를 냈다.
양돈농가들이 뿔난 건 지난달 12일 농식품부가 ‘가축전염병 예방법(가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다. 해당 개정안에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신고 등 방역 규정을 위반한 농가에 계도·벌금 부과 등 사전 조치 없이 곧바로 사육 제한·농장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전국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양돈장에 8대 방역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내용도 시행규칙 개정안에 포함되면서 농가 반발이 커졌다.
충남 홍성에서 온 한 양돈농가는 “가전법 하위법령 개정안은 농가와 어떠한 협의도 없이 농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악법 중 악법”이라면서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농식품부는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날 집회는 손세희 대한한돈협회장을 비롯한 한돈협회 회장단 5인의 삭발식이 거행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회장단이 단상에 차려진 의자 5개에 일렬로 앉아 삭발식을 진행하는 동안 양돈농가들은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석자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삭발한 머리로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아든 손세희 회장은 “잡으라는 야생멧돼지는 못 잡고 애먼 농가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의 책임 회피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가전법 하위법령 개정안이 철회되도록 다른 축종 축산농가들과도 대동단결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양돈농가들은 정부 정책 규탄 의미를 담아 ‘규제일변·가전법·전면철폐·장관퇴진’ 등 문구가 새겨진 조형물을 격파하는 퍼포먼스도 함께 벌였다.
한돈협회는 가전법 개정안 철회 요구와 함께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퇴진 ▲농가 상생대책 제시 등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농심품부에 전달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선 모돈이력제 등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제도에 대한 규탄 발언도 이어졌다. 농식품부는 모돈과 후보돈에 귀표를 부착해 개체별로 신고·관리하도록 하는 모돈이력제를 연내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지만 참석자들은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내용이며 기존 제도를 활용하면 방역·수급 관리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면서 “해당 정책도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규희 기자 kyuhee@nongmin.com
Copyright© 축산농협안산연합사료. All Right Reserved.